과거 연인(남친, 여친)에게 건네준 돈, 이렇게 받으세요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자주 접했던 사기 사건의 유형 중 하나는 과거 연인(애인, 남자친구, 여자친구 등) 사이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연인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건들 중에서도 상대방으로부터 사기를 당해 돈을 준 것이니 처벌해달라는 유형이 가장 많습니다.
변호사로 일하는 지금도 위와 같이 과거 연인에게 사기를 당했다며 처벌해달라는 의뢰인도 많고, 반대로 억울하게 과거 연인으로부터 사기죄로 고소당했으니 도와달라는 의뢰인도 많습니다. 과거 연인(애인, 남자친구, 여자친구 등)과 연애하던 시절 상대방에게 돈을 건네준 이유는 다양합니다.
- 연인이 돈이 필요하다고 하여 빌려준 경우
- 특별히 빌려준다고 말하면서 빌려준 것은 아니지만 필요하다고 해서 건네준 경우
- 사업을 한다며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건네준 경우
- 함께 사업하기로 하고 상대방은 노동력을, 나는 돈을 제공한 경우
과거 연인을 상대로 건네준 돈을 과연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돈을 돌려주지 않는 과거 연인을 사기죄로 처벌받게 할 수 있을까요?
이하의 내용은 실제 제가 담당했던 사례들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과거 연인을 상대로 한 소송이 이기기 쉽지 않은 이유
과거 연인을 상대로 한 소송은 민사든 형사든 모두 이기기 쉽지 않은데 그 이유는 대략적으로 아래와 같습니다.
1. 과거 연인에게 돈을 줄 당시에는 사이가 좋았기 때문에 아무런 증빙자료를 남기지 않고 줍니다. 게다가 현금으로 준 경우에는 증거를 갖추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건네준 돈이 얼마인지, 어떤 명목으로 준 것인지, 빌려준 것인지 그냥 준 것인지 등을 밝히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돈을 돌려달라는 민사소송을 하더라도 이기기 쉽지 않습니다.
2. 돈을 돌려주지 않는 것은 기본적으로 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고소하더라도 처벌받게 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증빙자료 없이 돈을 주었고, 일부는 현금으로 주기까지 했다면 돈을 다 합쳐서 얼마를 줬는지, 어떤 명목으로 줬는지까지 제대로 알 수 없어 처벌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게다가 처벌을 위해서는 민사소송을 위해 필요한 자료를 넘어 처음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 없이 돈을 빌렸다는 점까지 밝혀야 해서 더욱 어렵습니다.
제대로 된 고소는 민사 문제까지 한 번에 해결
변호사가 된 이후 남녀 할 것 없이 과거 연인과의 돈 문제로 사기죄 고소를 희망하는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우선 자세한 상담을 통해 범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없는 경우는 단호하게 고소하지 말 것을 조언 드립니다. 다만 범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사기죄 고소를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차용증과 같은 증빙서류가 있든 없든 사실관계부터 매우 꼼꼼하게 따져야 합니다. 수사기관은 고소장을 보고 수사에 나아갈지, 수사를 어떤 방식으로 할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고소장 작성은 모든 사건의 첫 단추입니다. 고소장을 작성함에 있어서는 검사로 근무했던 경험을 최대한 살려서 하고 있습니다. 즉, 검사로 근무하면서 연인 사이의 금전관계에서 어떤 경우에 사기죄의 성립을 인정하였는지, 어떤 경우에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무혐의 처분을 하였는지, 어떤 경우에 오히려 고소인의 고소가 악의적이라고 판단해 무고죄로 처벌하였는지 직접 경험하였기 때문입니다.
과거 연인에게 돈을 주었는데 돌려주지 않으니 사기죄로 처벌해달라는 내용만으로는 고소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경찰에서는 민사 문제로 보아 아예 수사에 나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가 작성하는 고소장은 사실관계는 물론 어떤 점에서 범죄 혐의가 인정되고, 어떤 점에 대해 수사가 필요한지까지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기에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최근 맡았던 사건은 상대방이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사업을 하는데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돈을 맡기면 몇 배의 수익을 주겠다는 이유로 연인으로부터 돈을 받아 간 사건이었습니다. 차용증을 작성한 것도 아니고, 돈을 빌려 갈 때 뭐라고 말했는지 녹음해둔 것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성공적인 고소로 상대방은 처벌 위기에 몰리게 되었고, 그 결과 의뢰인은 상대방으로부터 합의 제안을 받아 금전적인 배상까지 이루어져 별도로 민사소송을 할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